ENG
공지사항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rainbow_fist.jpg

 

 

 

628, 차별과 혐오에 맞서 행진하자!

    

 

 

 

뜨거운 6월입니다. 퀴어문화축제기간이 다가오면서 퀴어퍼레이드를 반대하는 차별선동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성애 혐오의 기치 아래 보수기독교가 결집하고 종교와 정치가 다시금 규합하고 있습니다.

 

혐오의 외침은 이제 차별을 선동하며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권리를 총체적으로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들은 거리 위의 큰 행사 뿐 아니라 성소수자 개개인이 자신을 드러내는 일상 속 시도들까지 가리지 않고 공세를 이어갑니다. ‘혐오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선동은 다시금 동성애를 희생양 삼아 저들의 거짓된 소명을 높입니다. 보수기독교 언론매체들은 날이 멀다하고 성소수자들을 모욕하는 논평과 기사를 투고합니다.

 

혐오의 활개는 반동성애세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을 방관하며 차별선동을 동성애 찬반의 문제로 바꿔치기해온 공권력도 분명 책임이 있습니다. 지난달 우리는 퀴어퍼레이드 신고 일주일 전 신고방침을 바꿔 통보한 남대문경찰서를 목도했습니다. 신고방침을 교회에 귀띔해줬다는 이야기가 돌고, 경찰과 보수기독교의 관계가 의혹으로 떠올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또한 충돌가능성을 이유로 행진불허를 통보했습니다. 경찰 뿐일까요? 국가인권위원회에는 동성애 혐오발언을 일삼고 차별에 앞장서온 일개 목사가 비상임위원으로 이미 몸담고 있습니다. 타 지역에도 혐오가 드세게 몰아칩니다. 대구퀴어퍼레이드 역시 대구 중구청에 이어 대구지방경찰청의 장소사용불허로 고전하는 상황입니다.

 

벌써부터 퍼레이드는 전장을 예고합니다. 퀴어퍼레이드를 반대하는 이들은 급기야 최근 부상한 메르스를 들고 나와 퀴어퍼레이드에 감염우려를 표하며 여론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방역과 검사, 예방에 무심했던 공공의료의 무능력을 사회적 소수자의 행동을 막기 위한 무기로 돌려막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남대문경찰서의 기만이 밝혀진 직후, 수백 명의 커뮤니티 사람들이 저항의 의미로 경찰서 앞에서 일주일이 넘는 줄서기를 하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62일 퀴어퍼레이드 행진을 금지 통고한 경찰을 규탄하고 평화로운 행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 기자회견에는 성소수자인권단체들을 비롯, 백여 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연명했습니다. 기자회견을 갖고 난 직후에는 퀴어가 검색어순위에 오르기도 했지요. 지금도 국내외언론들은 퀴어퍼레이드의 상황을 앞다퉈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행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귀 기울이게 할 수 있음을, 우리의 외침이 여론을 만들어내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 목소리 내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허락받아야할 항목이 아닙니다. 행진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우리의 존엄을 집단적으로 외치는 행동입니다. 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저들의 외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당성을 갖습니다. 차별선동논리에 판단력이 흐려진 경찰은 지금이라도 혐오와 인권을 저울질하는 태도를 멈추고 혐오로부터 자신을 드러내는 성소수자들의 평화로운 행진을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지켜줘야 합니다.

 

성소수자들은 거리 위의 행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자신들의 사적인 몸과 관계를 공공영역으로 이끌어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퀴어퍼레이드가 예정된 628일은 46년 전 스톤월항쟁이 일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스톤월항쟁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공권력의 압제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행동에서 시작되었음을 기억합니다.

 

유예된 정의는 부정된 정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소수자는 부정되거나 치유될 존재가 아닙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시기상조라는 말은 더더욱 틀린 논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우리의 존재입니다. 침묵은 죽음입니다. 차별을 선동하는 혐오의 목소리에 더 이상 불안해하지 맙시다. 거리 위의 정당한 외침을 금지하고 불허하는 공권력의 무게에 위축되지 맙시다. 어떤 방해와 간섭, 협박과 위해가 있을지라도 우리는 행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행진에는 성소수자 뿐 아니라 장애인, 여성, 홈리스, 비정규직노동자,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외치는 사회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노조가 함께할 것입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모두가 참여할 것입니다.

 

머리를 맞대고 혐오에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거리 위의 소수자들을 무시하는 공권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권력의 자리에서 존재를 저울질하는 이들의 위협과 폭압에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고립으로부터 연대를 길어내고 행동의 보폭을 넓힙시다.

 

    

 

 

201565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활동보고 행성인 2023 활동보고서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27 134
공지 공지사항 2024년 행성인 정기 회원총회 자료집 (+2024 행성인 활동 연간계획표)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2.26 208
공지 활동보고 2023 행성인 활동영상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1.02 209
공지 공지사항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정관 및 내규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20 552
공지 공지사항 행성인 사무국 운영시간 안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21 6091
공지 공지사항 행성인 온라인 소통 창구 및 조정위원회 안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4.13 1945
공지 공지사항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약속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1.06 50832
1855 공지사항 11월5일, [3년간 은폐된 목소리, 에이즈환자 장기요양사업에 대한 증언] 에이즈환자는 왜 사망했는가? 증언대회가 열립니다. 정욜 2013.11.04 11052
1854 공지사항 평등예감 _ '을'의 이어말하기 file 덕현 2013.06.11 11046
1853 동성애자인권연대가 8월 21일 재능거리강연을 합니다~ file 오리 2012.08.14 10971
1852 공지사항 <성소수자 노동권 세미나> 성소수자 노동권 가지고 뭐하나? file 덕현 2014.02.12 10969
» [행성인공지] 6월 28일, 차별과 혐오에 맞서 행진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6.05 10888
1850 4월22일(일)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거리캠페인이 열립니다. file 정욜 2012.04.16 10852
1849 활동보고 5월 17일은 무슨 날일까요? 혐오는 이제 그만! 동인련 2011.05.17 10814
1848 (중요) 레인보우 유권자들의 당당한 선택! 우리동네 무지개가 떴어요! 캠페인에 함께해주세요. 1 동인련 2010.05.24 10790
1847 공지사항 위기에 처한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운동, 역전만루홈런의 기쁨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file 동인련 2011.02.10 10783
1846 공지사항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를 위한 막판 캠페인에 함께 해주세요! file 덕현 2013.06.11 10769
1845 활동보고 동인련 웹진 28호가 나왔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이주노조 미셸위원장, 10대 동성애자 등 기사를 만나보세요 1 동인련 2011.03.10 10756
1844 공지사항 4월 22일 (월) 저녁7시30분, 차별금지법 제정!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긴급번개에 참여합시다! file 이경 2013.04.21 10737
1843 공지사항 G20 정상회담을 빌미로 한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에 반대하는 성소수자 연대의 모금 동인련 2010.08.10 10686
1842 공지사항 공고-2014년 동성애자인권연대 정기총회 (2월 8일(토) 오후 2시) 동인련 2014.02.03 10670
1841 2012 동인련 회원, 후원회원 엠티 '오늘은 좀 놀자꾸나~" file 동인련 2012.07.18 10636
1840 공지사항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두를 위한 평등을 실현하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출범 기자회견문 file 동인련 2011.01.05 10601
1839 공지사항 [보도자료]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비난하고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 ‘참교육 어머니 전국모임’ 규탄 기자회견 file 동인련 2010.10.06 10586
1838 공지사항 2015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5.07 10560
1837 공지사항 2013년도 소득공제를 위한 기부금 영수증 발급 및 개인정보 처리방침 안내 동인련 2013.12.05 10556
1836 공지사항 10월 15일, 그 많던 10대 퀴어들 다 어디로 갔을까? 향린교회에서 만나요! file 동인련 2011.10.12 10497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06 Next
/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