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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48. 체험학습과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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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기획의 말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체험학습으로 마을 소방서에 다녀왔습니다. 애니메니션으로만 보던 소방관과  소방차를 보았지요.

소방서 견학 프로그램은 다양했습니다. 먼저 심폐소생술을 해보고 미로를 기어서 탈출했습니다. 야외에서는 소방차에 연결된 호수로 물을 뿜어보았지요. 그리고 로프에 매달려 다녀오는 집도 무서워하지 않고 즐겼습니다.

읍 단위 정도 되는 우리 마을에 아주 높은 고층 건물은 없습니다. 화재가 나서 출동하는 것도 거의 보지 못했어요. 가끔 행사가 있을 때 소방차가 동원되지요. 공익을 위해 애써주시는 소방관님들은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합니다.

 

미래의 직업

학생들이 간호사, 의사, 군인이나 경찰 등의 복장을 하고 학년 별로 공연도 하였습니다. 이 행사는 아마도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탐색하는 주간에 복장도 입어보는 행사인 것 같아요.

유치원생들의 복장도 다양했습니다. 찰스 아빠가 선정한 옷은 승무원 옷이었습니다. 시내에 가서 옷을 사 왔지만 정작 행사에는 동네 언니 옷을 빌려 입었어요(모자가 있고 조금 예뻐 보이는). 스튜어디스들이 가지고 다니는 캐리어도 끌고 갔습니다.

아빠의 정성 덕에 베스트 드레스상을 받았어요. 올해 3가지 행사(유엔의 날, 산토니뇨 축제 그리고 커리어 데이)에서 모두 베스트 드레스 상을 받아 3관왕을 달성했지요. 모두 꾸미기 좋아하는 찰스 아빠의 코디 덕분입니다.

미래에 아이가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즐겁고 공부해서 나도 갖고 남도 주는 그런 일을 업으로 삼는 다면 행복하겠지요?

 

졸업식

필리핀에서는 3월에 졸업식을 하고 6월에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인보가 유치원 1학년을 마치고 동무들과 졸업사진을 찍었습니다. 졸업식에는 찰스 아빠도 신바람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성적 뿐 아니라 여러 메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딸바보 아빠가 이웃사촌에게 상장과 메달을 자랑했습니다.

필리핀의 졸업식에서 조금 특별한 것은 졸업장을 받는 연단에 부모님과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부모님도 보람을 느끼고 뿌듯해하지요. 졸업식 뿐 아니라 우등상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졸업식엔 특별히 조안 이모도 하루 휴가를 내어 축하해 주었습니다. 사실 성적 우수상은 조안 이모가 시험 전에 과외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해주신 덕분이랍니다.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는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였습니다. 아이의 행사가 온 집안의 행사입니다.

 

졸업식을 마치고 같은 반 친구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리조트로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각 가정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테이블에 차려 놓고 음식을 나눠 먹었지요.

 

종합 평가표

어제 학교에서 성적이 표기된 종합 평가표(Report Card)에 서명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난 유치원 1년 간 아이의 출석, 교과 과목 그리고 아동 발달의 변화를 평가한 카드였습니다.

아이가 튼튼해서 병가로 결석을 하지 않았고 가족 행사로 하루 빠졌지요. 8개의 교과목 중에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따갈로그어(필리핀 공식 언어)였고 나머지는 무난하게 마쳤습니다. 비사야어라는 지방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는 따갈로그어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2개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요.

발달의 경우, ‘자아-조절(Shows self-control)’은 입학 초기부터 잘하였습니다. 과업, 시간 사용, 새로운 것의 시도는 처음엔 부족하였으나 점차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치원 덕분에 지난 1년간 아이는 여러 경험을 하였습니다. 우선 교복을 차려 입고 등교하는 것, 가져간 간식을 친구와 함께 나눠 먹는 것, 운동 시간에 뛰어놀게 되었지요. 학교 환경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주로 장난을 치지만 나이에 맞는 상호작용을 했을 것 같아요.

지난 1년 간 아이는 신체적 측면에서 키와 몸무게가 쑥쑥 성장했고 정서적 발달과 인지적 발달도 눈에 띄기 늘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크게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1년을 마치게 되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다음에 초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려면 유치원 2학년을 올해 더 다녀야 합니다. 현재의 유치원에서 다른 초등학교에 가는 것보다 아예 앞으로 다닐 학교의 유치원에 1년 다니면 학교 환경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전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이면 아이가 다섯 살을 먹게 되는데 다음 소식에 담아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행성인 가족 여러분, 모국의 봄꽃 소식을 들었습니다. 봄의 기운을 많이 받아 즐거운 봄날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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