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이사했습니다.
9년을 살았던 관악구를 떠나 구로구로 이사를 했습니다. 중간에 2년정도 봉천동에 살았던 시기를 제하면 7년을 신림동에서 살았네요. 살기 편한 동네였어요. 제가 살던 곳은 조용한 주택가였지만 5분만 걸어나가면 온갖 도시 소음과 가게들이 줄지어 선 번화한 거리가 나왔죠. 유행에 빨라서 가게들의 흥망성쇠가 잦았던 곳이고 밤이면 흥청망청 유흥이 넘치던 곳이고 그만큼 젊음의 기운이 느껴지던 곳이었어요. 바로 옆으로는 신림천이 흐르고 있어 그 모든 것이 어쩐지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했었죠.
새로 이사온 동네는 그와 정반대의 기운을 뿜습니다. 10년 전에도 이 모습이었을 것 같은 동네는 조용하기가 이를 데가 없는데 또 마냥 조용하지만은 않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덜컹덜컹 지하철 소리가 들려오고 하늘에선 부-웅 하고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이사 오기 전에는 이 소음이 무척 걱정이 되었는데 며칠 지나니 익숙해지더군요. 그러고 나니 온갖 새소리가 또 어찌나 큰지요.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에서 벗어나니 지하철과 비행기와 새들이 반겨줍니다. 그러나 지하철과 비행기와 새들은 가만가만 듣고 있으면 좀 낭만적인 면이 있어요.
서로 다른 이유로 낭만이 흐르는 두 도시입니다. 신림에서처럼 구로에서도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들을 많이 담고 싶네요.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오소리
헝… 4월 너무 바빠요. 책은 사놓고 못 읽고 있고, 악기 연주 연습도 해야하는데 못하고 있고, 드라마 정주행 하던 것도 멈췄고, 게임도 간신히 일일퀘스트만 하고 있네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몸은 하나라 야속합니다. 그래도 노는 건 포기 못하기에 꾸역꾸역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야밤이었지만 벚꽃놀이도 다녀오고, 큐플레이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모임을 열고 있고, 지난 번에는 관악산 등반도 했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살다보면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게 인생아니겠어요. 하하.

이안
봄이 되고 주변에 색깔이 차오르면 꽃, 풀, 나무 사진 찍는 재미가 좋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어, 하고 카메라를 켜 셔터를 누르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멋져서든, 재밌어서든, 황당해서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어떤 순간이라는 건 뭔지, 인간에게 이런 욕구는 왜 있는지… 조금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여튼 저는 사진을 찍을 때 아이폰 인물사진 모드를 즐겨 사용합니다. 화각도 예쁘게 나오고 자동 포커싱 기능이 있거든요. 피사체로 인식되는 무언가에 초점을 맞추어 더 선명하게, 나머지 배경은 흐릿하게 처리해주는 기능입니다. 어디가 강조되어야 하고 중요한 지를 정하고, 잘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일상 속 사진에 이런 과정이 언제나 필요한 것도 아니고, 초점이나 구도가 완벽해야만 좋은 사진은 아니라는 걸 느끼기는 해요. 그치만 뭔가… 어쩐지 이 작은 부분 하나를 주인공처럼 보이게 해주는 일이 재밌어서 계속 찍게 됩니다. 더 작고, 더 잘 안 보이고, 지나치면 그만인 어떤 부분을 포착하고 주목하는 일이 주는 설렘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크고 화려한 꽃도 멋지고 아름답지만 예전부터 작고 아기자기하고 수줍어하는 꽃들에게 눈길도, 마음도 더 가게 되는 거 같아요. 또 길가다 보면 담장이 갈라진 사이, 시멘트가 벗겨진 그 틈으로 생긴 풀이나 꽃을 발견하면 어쩐지 반갑기도 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마음도 들꽃을 보는 마음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훌륭하고, 주목받고, 잘 가꿔진 누군가를 멀리서 볼 기회는 많지만 아직 가본 적 없는 그곳에 피어있는 들꽃을 직접 만나는 건 내가 마음을 갖고 다가가지 않으면 영영 볼 수 없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마주하는 일과 같습니다.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라는 어떤 동요 가사처럼 대뜸 제멋대로 여기저기 생겨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그 자체로 얼마나 웃음이 나게 매력적인지요. 누군가, 누군가라는 말을 좋아하는 게 된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 속에 봄날이 하루하루 채워집니다.
싱어송라이터 강아솔의 ‘들꽃’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오늘 이 글과 분위기도, 느낌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볼 수 있는 유튜브 링크 남겨보아요.

남웅
드디어 행성인 웹진의 본진을 옮겼다. 티스토리에서 두 차례 검열을 당하고 삼진아웃을 기다릴 바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페이지를 찾자고 결의한 지 1년이 지나고서야 새 페이지에 둥지를 틀었다.
워드프레스에서 적합한 탬플릿을 찾고 기존 웹진이랑 연결할 수 있는 배너 두어 개 달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워드프레스 페이지는 그냥 지면만 고르는 거였다. 기존 웹진이 있던 티스토리에서 이미지를 복붙하고 주석을 달고 텍스트 배치를 감도 있게 하는 등등의 자잘한 기능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티스토리 디자인이 구식이고 카테고리 정리도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걸 차치하고라도 대기업(!)의 편리함은 무시할 수 없던 거였다. 새삼 프랜차이즈 간판 뗀 자영업자의 고됨(?)을 새삼 떠올리면서.
행성인 동료이자 IT노동자인 소유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페이지를 고르고 백업 자료를 확인하고 플러그인들을 설치하는 등의 크고 작은 업무들은 그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행성인 리브랜딩 이후에 디자인 작업을 다시 하자고 생각했는데, 이안은 발행 며칠 전에 뚝딱 배너와 발행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소중한 동료들이다. 그동안 발행 즈음이면 길벗체 온라인 생성기에서 발행 이미지를 제작했는데, 이젠 자체 이미지를 사용하게 된 것이 또 다른 성과라면 성과다. 길벗체를 제작해준 비온뒤 무지개재단과 개발팀 분들에게도 마음 깊은 감사 인사를 남긴다. 몇 년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당장은 프로토타입이라 빈틈이 많다. 욕심 같으면 저널의 성격을 강조하면서 지면 배치를 다양하게 시도하고 싶지만, 일단은 블로그 형식을 유지한다. 당분간 페이지 보강과 발행 작업을 동시에 해나갈 계획이다. 여기저기 웹진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고 다닐 예정이다. 애정 어린 관심과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호림
숨차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웹진 연재도 두 달이나 그냥 뛰어넘게 되었네요. 면목이 없어요. 하지만 요즘의 바쁨은 기분 좋은 바쁨이기도 합니다. 영남권 세 개 도시, 부산, 대구, 울산에서 혼인평등소송을 시작했고, 지역 단체들과 함께 힘내서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지난 월요일에는 드디어 2024년 시작한 서울·수도권 혼인평등소송의 첫 기일이 진행되었어요. 원고 부부가 법정에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직접 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에요. 일반 소송과 달리 ‘비송’이라는 절차로 진행되는 혼인평등소송은 일반인이 방청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정에서 오간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당일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심문기일 경과 공유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회를 맡았는데요. 유튜브로 송출되는 생중계 내내 그냥 배가 고플 뿐인 저희 집 고양이 두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크게 울어 제끼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5월도 4월만큼 바쁜 건 마찬가지 이지만, 다음달엔 꼭 연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돌아올게요.
혼인평등소송의 첫 기일의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저희 집 고양이들이 궁금하시다면: 혼인평등소송 부천지원 심문기일 경과 공유회 를 클릭해주세요.

2 댓글
신용카드 현금화
2026-07-1012:32 오전
신용카드 현금화는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유혹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고금리와 수수료로 인해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소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소비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신용카드 현금화
카드 현금화
2026-07-1012:32 오전
유용한 내용이네요. 카드 현금화 참고하겠습니다. 카드 현금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