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2021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우리가 여기 있다”

 

매해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이다. 1990년 5월 17일, 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이 그 유래다. 그로부터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혐오에 단호히 반대로 맞서자는 여전한 외침을 전하고 있다. 이 여전한 외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성소수자의 혼인평등을 보장하는 제도의 도입은 요원하고, 성소수자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 6과 에이즈예방법 제19조 전파매개행위금지조항은 아직도 건재하다. 공고한 성별이분법과 정상성의 체제는 극심한 혐오의 바탕이 되어 결국 몇몇 우리 동료들의 삶을 앗아갔다. 

 

불과 얼마전 치러진 재보궐선거의 장에서도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무지, 무관심이 확인됐다. 무지개빛 현수막은 갈기갈기 훼손되었고, 소위 ‘퀴어특구’ 논란은 이 국가의 주류정치가 얼마나 성소수자의 존재를 하찮게 여기는지 알게했다. 반드시 다뤄져야 했을 성평등의 의제와 성소수자의 실질적 권리보장을 위한 의제는 철저히 배제되고 가려졌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존재로, 삶으로, 다시 싸움을 만든다. 저마다의 메시지가 담긴, 다양한 퀴어상징 플래그가 광장에 펼쳐질 것이다. 힘차게 펄럭일 플래그처럼, 우리는 초연히 존재하며 이 사회의 변화를 고취한다. 

 

올해의 슬로건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외침이다. 이 외침 속에는 다양한 절실함이 있다. 사회의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드러내기 어려운 조건에도, 우리의 존재를 이 사회에 끝끝내 알리겠다는 절실함, 혐오와 증오가 위협해도, 자연사를 꿈꾸며 끝까지 살아내겠다는 절실함, 법과 제도의 형벌과 소외에 저항하며, 반드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절실함이 그것이다.

 

때로는 애도로, 때로는 투쟁으로, 때로는 축제로, 서로의 곁을 지켜내는 우리의 이 절실함이 사회 변화의 씨앗이 되어 움트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 그 자체로서 이 사회의 정상성과 성별이분법이 파열하게함을 안다. 

 

그 변화와 파열을 위해 우리는 서로에게 호응한다. 서로의 존재와 삶, 숨결에 감사한다. 우리의 실천이 끝내 이루어낼 변화와, 그 변화를 지켜보며 띨 서로의 미소를 확인할 것을 다짐하며, 다시금 선언한다. 

 

우리가 여기 있다.

 

2021년 5월 17일

2021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공동행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416 [의견서] 전북도의회가 교육청 원안을 받아들여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기 바랍니다. 이경 2013.02.27 4593
415 [연명 성명] 우리 모두는 HIV감염인의 존엄한 삶에 연대한다. 어느 대학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러난 에이즈혐오 사건에 부쳐, 그 모든 비난과 욕설에 함께 맞서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06 223
414 [연대성명]평화적인 민주화 요구 시위를 무력으로 탄압하는 버마(미얀마)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동인련 2007.10.01 6503
413 [연대성명] 아이티에 대한 파병 경쟁을 중단하라! 정욜 2010.01.22 7858
412 [연대성명] 문재인정부는 노동자의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권리를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7.20 93
411 [연대공동성명] 동성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27 92
410 [여성의날 성명] 트랜스 여성도 여성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3.08 212
409 [여성의날 기념 성명] 차별과 증오의 정치, 닫힌 권리의 요구를 넘어 살아남아 변화를 만드는 페미니스트가 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8 50
408 [에이즈치료중단 강요하는 검사비 부담전가 규탄 기자회견문] 1 나라 2009.07.20 6125
407 [에이즈넷 성명] 누구에게도 강제적인 성매개감염병, HIV 검진은 필요하지 않다. 모든 일터에서 강제 검진 폐지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7.27 134
406 [에이즈넷 논평] 성소수자와 HIV감염인의 인권을 공격하는 KNN 방송 등을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4.26 129
405 [에이즈넷 논평] HIV감염인을 범죄화하는 전파매개행위죄 합헌 판결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10.28 72
404 [언론 모니터링] 혐오와 낙인이 방역에 해가 된다는 코로나19의 교훈을 잊었는가.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4.19 112
403 [아프간재파병반대연석회의]11.14 반전평화행동의 날 집회 불허를 규탄한다 file 동인련 2009.11.11 5844
» [아이다호공동행동 성명] 2021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우리가 여기 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5.18 77
401 [아이다호공동행동 논평] 증오에 기인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 성소수자 지하철 광고 훼손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04 154
400 [아이다호공동행동 논평] 아이다호 지하철역 광고 재게첨에 부쳐 – 평등의 외침은 증오와 폭력을 이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04 149
399 [세계인권선언 65주년 기자회견] HIV감염인에게 인권을! 에이즈환자 요양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라!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 취소에 대해 사과하라! file 동인련 2013.12.10 4656
398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논평]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해 자살한 학생에 대하여 집단괴롭힘에 대한 학교 책임만 인정하고 자살에 대한 학교 책임은 부정한 판결 덕현 2014.02.19 3531
397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논평] 김조광수, 김승환 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보다 다양한 이들의 권리와 관계가 보장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병권 2013.09.04 4874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