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어제를 넘어 내일로 나아가자

- 2024 노동절에 부쳐

 

윤석열 정부 들어 사회 공공성이 빠르게 무너지고 사회보장제도가 흔들리고 있다. 가계부채는 늘지만 월급은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 지방소멸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고 가족/지역사회 공동체는 서서히 무너져 왔다. 바다에서 도심 번화가에서 터널 안에서 국민들이 죽거나 다쳐도 국가는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러한 불안 속에서 구성원 개개인들이 건강한 자아 존중감을 지키기는 어렵다. 

 

전 세계 노동자들의 투쟁과 존엄을 상징하는 5월 1일 노동자의날(메이 데이)을 맞아 한국의 일터가 모든 노동자에게 평등한지, 그리하여 노동자가 단결하여 노조 탄압과 노동개악, 민주주의의 후퇴,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와 기후위기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싶다. 

 

평등이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건강한 자아 존중감을 갖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가치다. 서로의 같고 다름과 상관 없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고, 부당한 권위와 권력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사회적 정체성을 이유로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자유의 무게가 달라지지 않도록 해주는 중심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생계를 유지하는 일터에서는 더욱 그렇다.

 

“당신의 일터는 평등한가?”

대부분의 노동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성소수자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은 수직적 위계 구조와 성과 경쟁으로 노동자를 통제하고 차별을 정당화한다. 노동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을 가지고 살지만 일터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일터에서 다름이 존중받지 못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성별⋅인종⋅출신지⋅가족형태⋅성적지향⋅병역⋅나이⋅학력⋅장애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 고용 전반에 만연하다.  

  

“일터가 왜 평등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노동자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보다 오랜 시간을 일터에서 보낸다. 출퇴근 시간까지 생각하면 일생의 3분의 2 가까이 노동을 하며 지낸다. 전업주부나 단시간⋅초단시간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일터 내 평등이 노동자에게 중요한 이유이다. 성소수자 노동자와 함께 일터 내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실천하고 투쟁하자. 일터에서는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 언제라도 부당함을 말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 나이, 지위, 경력과 상관없이 힘들고 어려운 일은 함께 하고 가장 취약한 구성원에게 발언권이 우선 주어져야 한다. 권력을 이용해 눈치 주지 않고, 권력을 의식해 눈치껏 그림자노동을 행하지 않아야 한다. 

 

평등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사회에 속하게 되고 동등한 노동자로 ‘인정’받음으로써 일터에서 평등한 관계를 실천할 수 있다. 노동자의 권리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때론 싸우고, 때론 양보하고, 때론 손잡으며 함께 나아갔다. 성소수자 노동자를 위한 평등한 일터는 모두에게 좋은 일터다. 그렇기에 모두의 빛나는 일터를 위해 우리 함께 하자. 끝까지 함께 하자.      

 

일터 내 평등은 노동자가 어제를 넘어 내일로 향해 나아가기 위한 오늘의 목표여야 한다.

 

2024년 5월 1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5403
443 [성명]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라! - 일방적으로 동성 배우자 피부양자 등록을 취소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들어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11 174
442 [무지개행동] 낙태죄 완전 폐지 성소수자 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04 209
441 [연대공동성명] 동성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27 96
440 트로트가수 권도운 님의 용기있는 커밍아웃을 환영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06 198
439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서울시의회는 '혐오표현 피해방지 조례' 를 즉각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9 150
438 [성명]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취소는 당연하다- 참교육의 함성으로 평등한 교육 현장 만들 전교조를 응원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3 248
437 [논평] 반인권 성소수자 차별하는 보수기독교는 혐오의 폭탄돌리기를 멈추고 예방에 힘써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2 84
436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기자회견문] 전국의 평등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실어왔다. 국회는 평등에 탑승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1 61
435 [무지개행동 기자회견문]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아이다호를 마무리하며 - 우리가 모이면 그곳이 광장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1 140
434 [성명] 김회재의원은 당장 혐오선동 토론회를 취소하라. 문제는 국회에서 혐오를 과시하는 김회재의원 당신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13 161
433 [공동성명] 법원은 트랜스젠더 군인 역시 군인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인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11 282
432 [아이다호공동행동 논평] 아이다호 지하철역 광고 재게첨에 부쳐 – 평등의 외침은 증오와 폭력을 이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04 154
431 [아이다호공동행동 논평] 증오에 기인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 성소수자 지하철 광고 훼손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04 158
430 [공동성명]당신의 존엄한 삶을 위해, 연대하겠습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28 164
429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10명의 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 21대 국회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86
428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과 인권의 담대한 첫 걸음- 21대 국회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96
427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으로 한껏 더 나아가자 -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56
426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성명]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을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55
425 [기자회견문 및 발언] 성소수자 차별한 서울교통공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 - “근거없는 아이다호 광고 게시거부 결정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339
424 [공대위 성명] 변희수는 반드시 군으로 돌아갈 것이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 인사소청 기각 결정 규탄 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3 230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31 Next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