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논평] 학생들을 죽인 것은 학교가 아닌가! 우리에게 인권친화적 학교를!
- 진주외국어고등학교 사망 사건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지난달 경남 진주의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비극적인 학생 사망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3월 31일의 첫 번째 사망 사건은 1학년 학생이 다른 1학년 학생을 폭행하여 일어났으며, 4월 11일에 일어난 두 번째 사망 사건은 기숙사 자치위원인 2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을 '체벌'하는 중 일어났다. 돌아가신 학생 분들께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

  우리 단체들은 비극적 사고 앞에서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또한 첫 번째로 불행한 사고가 났을 때 학교가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져 더욱 큰 분노를 느낀다. 우리는 이러한 비극적 사건들이 폭력과 인권침해가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린 학교의 현실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인권친화적인 학교 문화와 학교 구조를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사건은 '자치회' 학생들에게 사감의 승인 하에 다른 학생들을 통제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기숙사 학교의 운영 방식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첫 번째 사건 역시 분명한 전후 관계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학생들이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부터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규율'과 '자치회'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학생간 폭력을 묵인, 방조하여 학생이 죽음에까지 이른 이번 진주외고 사태는 기숙사를 운영하는 모든 학교에서 자행되는 빙산의 일각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기숙사내 일사불란한 질서를 위해서는 폭력마저 참아내야 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기숙사 학교들은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자의적으로 규제하는 생활규정들과 벌점제 등을 두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심야까지 입시공부를 시키거나 선후배간 위계질서를 만드는 등의 폐단도 드물지 않다. 2008년에 학생들이 학내 시위를 하고 세상에 그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렸던 경기도 광명의 모고등학교 역시 그런 경우였다. 우리는 교육부와 교육청들이 기숙사 학교들의 실태에 대해 기숙사 생활 부분까지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인권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교육 환경과 생활 규정 등을 개정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한다.

  올해 초에 순천에서의 사망사건 등, 폭력에 의해 학생들이 희생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소위 '학교폭력 대책'과 말뿐인 '체벌금지' 정책의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체벌금지를 제대로 알리고 이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 대책'으로는 형식적인 학교폭력 전수조사와 몇몇 대책들이 '전시'되고 있을 뿐이다. 학교가 폭력과 인권침해를 반복하여 재생산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진주외고의 연이은 사망 사건, 또는 이와 비슷한 사건들 앞에서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다. "학생을 죽인 것은 바로 학교인 것은 아닌가? 이런 학교의 현실 자체가 학대이고 살인인 것은 아닌가?" 진주외고에서 폭력과 죽음이 반복될 때, 정부는, 국가는, 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의무를 과연 다하고 있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실질적이고 더 철저한 체벌금지 조치부터 시작하여,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청소년․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법률의 입법과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찾아서 가야 할 길은 인권과 민주주의가 꽃피는 교육, 사람이 살아 있는 교육이다.



2014년 4월 24일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

강원교육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기학생인권실현을위한네트워크/ 경북교육연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광주교사실천연대 ‘활’/ 광주노동자교육센터/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인권회의/ 광주청소년인권교육연구회/ 광주청소년회복센터/ 광주YMCA/ 교육공공성실현을위한울산교육연대/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앰네스티대학생네트워크/ 군인권센터/ 노동자연대 다함께/ 녹색당+/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한성공회정의평화사제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무지개행동 이반스쿨팀/ 문화연대/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불교인권위원회/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시민모임 즐거운교육 상상/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 인권운동사랑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서울지역본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부설 한국아동청소년인권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연대회의 청소년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충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통합진보당서울시당/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학생인권을위한인천시민연대/ 학생인권조례제정경남본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폭력상담소/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희망의우리학교/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5412
345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 시대의 오명을 자처하는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은 유죄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7.15 266
344 [성명] 동성 배우자는 가족이다 - 성소수자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박탈에 대한 선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08 266
343 [공동입장문]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청와대 청원 답변에 대한 공동입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12.19 267
342 [성명] 우리는 누구도 미끄러지지 않는 일터를 원한다. - 2023 노동절을 맞아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01 268
341 [논평]차별과 혐오에 맞서 행동할 때,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1.27 276
340 [무지개행동 성명] 비과학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전환치료’의 문제에 (사)한국상담심리학회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2.20 276
339 [무지개행동 논평] 인권의 가치를 왜곡하는 혐오에 동조한 연세대학교를 규탄한다 - 연세대학교는 ‘연세정신과 인권’ 선택 교양 전환 결정을 즉시 철회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9.24 284
338 [공동성명] 초국적 제약회사의 후원을 퀴어커뮤니티가 경계해야 하는 이유 -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의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차량 참여에 유감을 표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7.07 285
337 [공동성명] 법원은 트랜스젠더 군인 역시 군인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인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8.11 290
336 [무지개행동 성명] ‘성소수자’ 삭제한 2022 교육과정 개정을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1.15 297
335 충청남도 인권조례! 혐오세력에 멈춰 서서는 안 된다. - ‘충남도민 인권선언 및 충청남도 도민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기 주장에 맞선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의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302
334 [기자회견문] 새로운 시대, '동성애 처벌법'은 사라져야 합니다.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안 발의를 환영합니다. 오솔 2017.07.07 304
333 [변하사공대위 성명]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변희수 하사 사망사건 직권조사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4 312
332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논평] 공무원의 성소수자 혐오표현에 대한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의 시정권고 결정을 환영하며, 서울시의 차별, 혐오 선동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18 313
331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 성명] ‘전환치료’를 시도한 상담사에 대한 (사)한국상담심리학회의 영구제명 결정을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2.20 332
330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청정'해야 할 것은 질병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혐오다.-(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 제 11대 회장 윤해영의 취임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12 338
329 [기자회견문 및 발언] 성소수자 차별한 서울교통공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 - “근거없는 아이다호 광고 게시거부 결정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355
328 <30개 인권단체 긴급 공동성명> 김영혜 변호사의 대법관 임명제청 반대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6.20 370
327 [성 명] 인권위 권고 수용률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기대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6.13 373
326 [논평] 국가인권위원회의 퀴어문화축제 참가 결정을 환영하며 -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는 계기로 삼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6.16 37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1 Next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