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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하며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 공간은 2003년 고 육우당을 떠나 보낸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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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를 보내마 나 이제껏 나를 피했었네 아, 그런데 이제 또다른 내가 이렇게 먼저 가니 언제껏 그 숨죽인 목소릴 참고만 살란 말이냐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실, 나와는 다른 것까지도 존중함에 바탕하거늘 아니, 다르기에 더욱 존중해야만 하거늘... 그게 바로 사람 살아가는 사회거늘.. 윤 君, 난 자네를 모르지만, 자네를 아네 아니, 잘, 너무도 잘 안다네 참기 힘든 수모와 눈물과 한숨,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좌절과 절망을. 아 그리하여 마침내, 세상을 뒤집어 버리고 싶은 그 터질 것 같은 분노를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왜 자네는 먼저 가고 나는 남아야 하는가? 이런 불공평한 게 어딨단 말인가.. 이렇게, 이렇게 남에게 모든 짐 지우는 경우가 도대체 어딨단 말인가.. 윤 君, 나 늘상 내가 두려웠었네 그리하여, 나 너무 일찍 나를 여위었었네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억누르는 국가보안법 철페하라' 목놓아 외쳤건만 정작, 내 안의 국가보안법 우리를 둘러싼 또다른 국가보안법 앞에선 얼어붙고 말았었지 하지만 윤 君, 나 이제 자네에게 가려네 자네가 그토록 외쳤던, 자네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동성애자가 차별받지 않고 사람답게 사는 그 길로 달려 가려네 자네를 내 가슴에 고이 묻고서 그 길을 친구들과 타박타박 손잡고 가려하네 부디 잘 가게. 부디 편히 가서 동성애자해방세상을 지켜보게나 너무 아픈 우리, 윤 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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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안타깝네요...동성애자들에게 관심을... 천지인 2003.04.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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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죄송... 상스런 글을 적었던 것..... 홈런 2003.04.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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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한번쯤 마주쳤을지도... creature 2003.04.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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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ASTER 2003.04.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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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편히 쉬어라] 너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중전 2003.04.29 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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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부디 평안하시기를... 2003.04.29 1338
324 친구의 뜻을 이어받아.. 지나가다 2003.04.29 1602
323 지금까지의 상황 요약 동인련 2003.04.29 3506
322 홈페이지와 사무실을 당분간 폐쇄합니다 동인련 2003.04.29 2546
321 장례 이후 동인련 상황과 계획 동인련 2003.04.29 2469
320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인련 2003.04.29 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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