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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하며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 공간은 2003년 고 육우당을 떠나 보낸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조회 수 2161 댓글 0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이곳을 들르게 됩니다. 그저 마음이지요. 의식적인 유물론자인 저는 님의 혼백이 어떤식으로든 우리안에 우리곁에 여전히 존재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을 그저 스쳐 지나칠 수 없는것은 님이 남긴 뜻을 가슴에 되새기게 되기때문인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름에따라 사람들 기억속에서는 님의 이름이 조금씩 조금씩 옅어져 가겠지요. 아마 이미 어느정도는 흐릿해져 있으리란 생각도 드는군요. 모든 이땅을 살아간 열사가 그러하고 모든 이땅을 살아간 선조와 선배들이 그러하듯 헤어짐은 순간의 슬픔과 오랜 기억... 오랜 닮아감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이어 이어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겠구요. 님을 조금씩 조금씩 잊어간다고 그들을 미워하지 맙시다 님의 자리가 다른 그 무엇으로 채워져 간다고 너무 서운해도 하지 맙시다. 어차피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간다는 것이 그런 고통을 자연스레 동반하는 것 아니겠소? 그럼에도 이곳이 푸근한 까닭은 여전히 님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님을 기억하고 닮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쉼없이 지나치고 또 돌탑을 쌓아가듯 하나하나의 조약돌 같은 사연들을 얹어두고 있기 때문인것같습니다. 그 손길 손길들이 이곳에서 상처받은 가슴에 위안을 얻고 더 힘차게 삶을 헤쳐갈 동력을 얻어갈 수 있다면 님이 존재하던 아니면 그렇지 아니하던 이곳이 유의미 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맞겠지요? 나도 오늘 이곳에서 힘을 좀 얻어가려고 들어왔습니다. 어떤 힘? 척박한 현실속에서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야 되는 내 생활의 동력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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