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팸글들로 인해 어쩔수 없이 당시 작성된 글을 옮겼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붉은 이반 / 2003년 08월 07일 16시 02분 19초
자살천국이라고들 합니다.
삼십대 어머니가 세 아이들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고,
이십대 여성이 지하철에 투신을 하고,
60대 어머님이 농약을 마시고,
십대가 또 그보다 어린 초등학생이
신병을 비관해서,
빚에 눌려서, 그렇게들 귀한 목숨을 버려가고 있습니다.
언론은 모두들 그 죽어간 자신들의 나약함과 무책임함을 탓하는
목소리만을 높히고, 많은 사람들은
'죽을 결심으로 살면 못할일이 무엇인가'라고 생각들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언제 바로 당신(!)의 문제일 지 알 수 없는
사회와 환경이 만들어낸 공동체적 비극입니다.
누구에게나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을 그들 자신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맞는 정답은 아닙니다.
더구나 한 생명이 그 생명의 마지막을 걸고 무언가를 웅변하고자
하였다면 그것은 분명 '위대한 일'임에 분명합니다.
육우당이 간 지 몇 달,
우리는 오늘 故육우당의 주인 없는 생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육우당이 마지막 일성으로 외쳤던
'모든 억압과 차별이 사라진 세상'은 아직도 요원하고,
우리는 육우당이 저항하고자 했던 모순 속을 그 모순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모모 종교단체는 조금도 변함없이 반동성애적인 입장을 조금도
수정할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고,
로마교황청은 또 말도 않되는 반동성애적 지령을 전세계 교회에
하명(?) 하셨다고 합니다.
그 한켠에서 우리는 어느정도 육우당을 잊어가고,
어느정도 육우당이 저항했던 모순에도 눈을 감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영위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세상이라고...
또 그것이 인생이라고...
우리는 오늘 故육우당의 죽음을 되새기며 다시금 마음을 다져
잡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가 단지 하루(!)이지 않도록
오래오래 그 뜻을 담아
새로운 내일을 안아올 수 있도록
더욱 당차게, 더욱 열심히
오늘을 살아 가야 하겠습니다.
육우당과 수없는 이름없이 고통속에 죽어간 이땅의 모든 동성애자들의
영혼에 안식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하루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故人이 된 육우당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