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이 여전히 우리 앞에 있습니다.
욕심을 부리진 않습니다. 욕을 듣더라도, 간혹 따돌림을 당하더라도, 우리는 무엇보다 그저 안전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구박을 받더라도 가족 안에 머물고 싶고, 힘들더라도 학교와 일터에 머무르고 싶습니다.
지난 98년 5월 17일 새벽, 우리 회원 오세인씨는 사무실 복도에 목을 매 죽었습니다. 동성애자로서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에서 그의 죽음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당연한만큼 또한 너무나 슬픕니다.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이 여전히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의 죽음은 우리 회원,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든 힘없고 억압받는 이들의 슬픔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슬픔에 앞서 분노하고 싶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힘든 일들을 포기하지 말고 모두 감당해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것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동성애자가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나갈 뿐입니다.
故 오세인 4주기 추모식
조촐하게 추모식을 열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동인련 회원은 물론, 동인련을 지지하는 누구나 마음 편히 오실 수 있습니다.
새 사무실 약도는 홈페이지(www.outpridekorea.com)에 나와 있습니다.
장소: 동성애자인권연대 새 사무실 (2호선, 6호선 신당역 전화: 2235-7422)
일시: 2002년 5월 25일 늦은 5시-9시
식순:
1. 영화 <<스톤월>> 상영
2. 인사말씀
3. 추모사, 분향
4. 동인련의 나아갈 길
5. 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