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은 터지고야 말았다.
80년 5월 광주사태를 연상케 하는 군과 민간인의 충돌은 기어코 벌어지고야 말았다. 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비무장으로 항의하는 청년들을 군인이 무력으로 제압했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는 주민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곤봉을 든 보병부대와 특수공병부대원이 자국민을 향해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곤봉과 방패를 마구 휘두르고 돌멩이까지 집어 들며 평화의 목소리를 유린하고 있다. 경찰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길을 터달라는 요구에 피가 흘러 옷을 적시는 정도의 환자만을 후송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자국민을 향해 벌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국가폭력이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며 군사작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저항하는 주민들의 평화의 외침을 군홧발로 짓밟으며 군봉과 방패를 휘두르고 있다. 군과 경찰은 자신들의 책임과 의무를 완전히 망각하며 국가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정부와 국방부가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군사독재정권과 다름없음을 보여주듯 벌인 이 폭력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인권과 평화를 파괴한 현 정권과 평화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을 향한 국가폭력을 거두라. 미군에게 군대를 주기 위해서 제 나라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이런 정권에게 이 나라를 맡겼다가는 전 국민을 폭력으로 짓누르고 미국에게 나라 전체를 갖다 바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우리 인권단체들은 인권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임을 잊지 않고, 지금 전쟁을 도모하고 인권을 파괴하는데 앞장선 노무현 정권과 국방부를 규탄한다. 당장 야만을 멈추고 인권을 짓밟지 말라. 군인을 동원한 살인집행을 중단하라.
1. 살인적 강제집행 즉각 중단하라!
2. 살인적 강제집행 감행하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 즉각 사퇴하라!
3. 자국민을 적으로 규정하며 군홧발로 짓밟는 군은 즉각 평택에서 물러나라!
4. 노무현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전면 재검토하라!
2006년 5월 4일
인권단체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