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휴가 잘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사회복지 실습 다녀온 후기는 따로 전해드리려 합니다. 여기엔 운동 얘기를 해볼게요.
8월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그동안은 아침에 유튜브 보면서 홈트를 했었는데 8월달엔 근처 공공체육센터에 프로그램을 등록했습니다. 매 주 이틀은 수영을 하고 3일은 매트필라테스라고 근력운동을 주로 하는 프로그램을 하러 가요. 수영은 원래 종종 했던 운동이지만 매트 필라테스는 처음인데요. 그동안 집에서 열심히 해왔던 시간을 놀이 수준으로 바꿀 만큼 힘들고 또 힘들어요. 그런만큼 확실히 땀을 빼고 옵니다.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에요. 제가 홈트를 하면서 사람들이 런지가 힘들다는 이유를 이해를 못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런지를 완전히 잘 못하고 있었던 거더라고요. 강사님이 앞에 무릎이 나오면 안 된다면서 무릎을 고정시키는데 아니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동작이 맞나요.. ㅠㅠ 이래서 기본을 알고 해야 하나 봅니다. 혼자 할 때 쉬웠던 동작들은 결코 쉬워서가 아니고 잘해서가 아니고.. 그냥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것임을!
1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같은 동작을 하면서 내는 열기를 느끼는 것도 좋고, 그 속에 한 명으로 있으면서 수줍음에 움츠렸던 동작들을 조금씩 더 펼쳐보게 되는 것도 좋아요. 내 몸의 상태를 이해하게 되는 것도 있고 한계를 깨나가는 느낌도 들어요.
운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몸이 가볍고 홀가분해져요. 우선은 연말까지 꾸준하게 해보려고요. 우선은 운동으로 갱년기 건강을 지켜보는 것으로!!
오소리
여름 휴가가 끝나고 업무 복귀 후 다시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름 휴가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저는 휴가 기간동안 밀린 문화 생활을 좀 즐겼습니다. 여행도 다녀오고, 책도 읽고,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놀이공원도 다녀오고. 휴가 기간 내내 집에만 있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뭘 많이 했더라구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원도 정선으로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리우는 민둥산 후기를 보고 꽂혀서 정한 일정이었는데요. 일정을 잡고 보니 하필 혹서기(서울 39도 찍었던 그 주… 🥵 )였지만… 하필 그 날씨에 글램핑을 하고 등산하는 코스였지만… 쉬운 코스로 가려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서 급경사 코스로 등산을 해버렸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요. 아니, 고생을 해서 더 큰 쾌감을 느낀 것 같기도 한데요. 민둥산 정상에서 맛 본 쾌감은 그 어느때보다 짜릿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시원한 산세와 정상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푸릇푸릇한 억새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위치한 돌리네가 주는 이색적인 풍경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민둥산, 강력 추천합니다! 👍

나중에 찾아보니 민둥산이 한국의 알프스로 바이럴을 탄 후에 등산객이 너무 많이 몰린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정상에 저희 팀 말고 두 팀 밖에 없어 산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눈치게임에 성공해보세요! 😎 (그래도 너무 더울 때는 가지 마세요. 탈진할 뻔 했어요…)
등산의 매력을 톡톡히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9월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에 가는 김에 1박 하면서 팔공산에 오를 계획입니다. 또 갈만한, 나만의 등산 코스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이안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람 덕에 공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 장애해방열사추모음악극 <란, 태수야>는 3년 동안 함께하며 총 11곳의 경기 지역들을 다녀오고, 서울 혜화에서도 공연을 해왔는데요. 연극 보러 서울을 오거나 이동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공동체나 개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바쁘게 이 곳 저 곳 다녔다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고, 많은 분들이 최옥란 열사와 정태수 열사의 삶을 기억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무대공연이 주는 감동과 호흡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느껴주셔서, 또 열심히 준비한 극과 곡들을 충분히 느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물론 끝이… 아직 안 났습니다. 😉9월에는 제주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그 후로 내년, 또 후년에도 장애해방열사의 이야기를 다룰 거예요.
처음 이 공연이 올라간 건 제가 아직 무대에 합류하지 않았을 적, 그러니까 아마 5년 전인데요. 그 때 이 공연의 초반에는 최근 3년간 올린 것과 모습이 많이 달랐어요. 최옥란 열사의 삶 전반, 그러니까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를 다룬다고 말하자 한 배역이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들은 투쟁했던 모습만 기억한다고.’ 라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서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야기 하는 거야.’ 라고 다짐하듯한 대략적인 대사가 기억나는, 아니 사실 이제는 정확한 문장이 떠오르진 않지만 여하튼 처음에 그런 부분때문에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한편으로 극을 준비하면서 든 가장 어려운 고민은 ‘추모란 뭘까’ 였어요. 사실 누군가에 대해 오래, 그리고 많이 기억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괴롭기도 하고, 힘이 많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내 기억 속의 누군가와 또 다른 사람 기억 속의 누군가는 서로 같은 사람인데도 도무지 같을 수 없어요.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누군가의 삶과 일들을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듣고, 보고, 느끼고, 언제든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겹겹이 쌓고 물드는 과정들 남기고 떠나보내고 꺼내보고 다시 나누고, 그런 걸 더 잘 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연을 같이 시작할 때, 공연을 준비하던 중 연수가 떠났습니다. 3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최옥란 열사의 삶을 읽어내려가며 연수가 떠오르는 순간들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습니다. 준비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무대를 올리기 직전까지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많이 웃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즐겁게 올렸습니다. 그게 정말 좋았습니다. 변할 수 있게 해준 팀원들과 공연을 잘 올릴 수 있도록 양해해준 사무국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행성인 짱!
저희 공연 커튼콜 곡은 함께 무대에 선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임일주 님의 곡인데요, 가사가 이 글과 맞닿아있어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떠나간 이름들이 여려져가도
그대가 내 가슴에 남긴 자국이
일상을 마주치며 나를 이끌어
영원한 노래로 우릴 부르네
구석진 길 모퉁이 작은 꿈들이
밤하늘 반짝이는 별빛이 되어
조용한 밤 내 맘속에 다가오는 희망의 울림
잊지 않을게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거야
걸어가 우리 내일을 향해

남웅
1. 전업 활동가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일전에 비슷한 얘기를 이 코너에 남긴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플랜을 고민 중이다. 행성인에서 정년을 채울 수도 있지만(🤔) 나이 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생각한다. 일 같은 거 안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소일하는 게 제일 좋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으니까 우선 가능한 안들을 찾는다.
비슷한 연배거나 그 윗세대 활동가 동료들은 활동가 이후의 삶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방통대나 온라인 교육 등을 이수하면서 다른 학위와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야기도 듣는다. 혹은 활동과 생계를 연결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 조합을 준비하기도 한다. 비수도권 지역 활동을 계획하거나 나이듦 자체를 활동 의제로 가져가는 동료도 있다.
끄덕이면서 그들의 사정과 계획을 듣고 돌아와 이것저것 찾아본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볼까 커리큘럼을 기웃거리다가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듯 하여 일단 보류. 자격증은 뭐가 있을지 찾지만 확 당기는 것이 없다. 전통주 소믈리에나 조주기능사를 살펴보면서 남이 만들어주는 거 마실 때나 좋지 생각한다.
글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읽고 쓰면서 전업 비평가의 길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글쓰기는 심신의 체력을 적잖이 요구하는 일이므로 끝에서 두세 번째 안으로 미뤘다. 전업 비평가라고 해도 일이 들어오는 빈도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학교 강의하고, 전시기획이나 출판 등의 활동도 생각해야 하고, 아무튼 이것저것 많이 뛰어야 한다. 나의 경우 전업 비평을 생각하다가도 매번 작업실에 꽂혀서 나중엔 매번 부동산 사이트랑 앱에 마음에 드는 공간을 체크하는 걸로 마무리한다. 요즘엔 활동가든 예술가든 목수나 배관, 미장 등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일단은 이야기만 듣는다.
그래도 고민에 고민이 이어지면서 이전 넋두리보다는 좀 더 리서치가 되었으니 나쁘지 않은 과정을 밟는 것일까.
2. 인생 N회차 계획과 더불어 한편에는 내가 이 단체를 떠난다고 할 때 무엇을 남겨야 할지 추가로 해야 하는 활동들을 생각한다. N회차 인생도 내맘대로 맺고 끊을 수 없다.
우선은 사무국 일상 실무를 분담하는 과제가 있는데 그건 말 그대로 반복적인 실무니까 크게 어렵지 않다. 누구라도 웹진을 담당할 수 있도록 발행 매뉴얼을 만드는 일 등의 실무는 그때그때 업데이트 하고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활동가를 재생산하는 일이다. 같이 활동하면서 서로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만들며 관계를 넓히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건 마음을 쓰고 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중간에 사정이 생겨 그만 두더라도 원망할 일이 아니다.
인권운동 또는 대중운동의 활동과 다른 분야의 사업 간 차이가 있다면(물론 사업도 활동의 일환일 수 있지만), 성과와 목표를 위해 역량이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만 구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건 행성인처럼 회원 중심의 대중운동단체와 전문 활동가들로 구성하는 여느 단체들과도 다른 점이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이들이나 저마다 다른 역량과 능력을 가진 이들과 발을 맞춘다. 속도가 느리고 성과가 잘 보이지 않아도 함께 한다는 감각을 익히고 역할을 나눠 갖는 일이 중요하다. 효율이 낮고 시행착오가 일상이더라도 재촉하지 않는 일 또한 필요하다. 그런 점에 인권운동은 바깥의 변화 뿐 아니라 안에서의 관계와 활동 구조의 전환을 동반한다. 특히 성소수자 운동은 고립되거나 외부를 경계하는 이들이 참여하면서 관계와 소통에 서툰 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공동의 활동을 만드는 일종의 ‘사회화’를 체화하며, 동시에 사회화를 요구하는 사회의 규범을 바꾸거나 다시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낸다. 그건 나 혼자 노력할 일도 아니고, 단체에서 함께 활동한다는 걸 감각하고 지각하는 건 다같이 힘을 써야 하니까 쉽지 않고 곧장 만들어낼 수도 없다.
공동 활동에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인 활동가로서 전문성과 매력을 배제하긴 어렵다. 지금은 단체 리듬에 맞춰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 활동가로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만들어간다. 둘을 분리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으로 연결시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체는 내가 없어도 잘 운영될 거고 그래야만 하지만, 빈자리의 무게는 적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누구라도 그렇듯 나 같은 특성과 매력을 가진 활동가는 단체 뿐 아니라 이 바닥에서도 나 하나니까.(이건 자뻑도 뭣도 아닌 사실인데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있나 생각하다가도 있는 동안에는 즐겁게 활동하며 퇴장의 시점과 이후 관계와 역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잘 닦아보자고 고민을 갈무리한다. 정리와 분배를, 앞으로의 계획과 지속 가능성을 너무 분리하지 않으면서 이 고민도 활동이랑 잘 엮어가면 좋겠다.
호림
모두의 결혼에서 러닝 캠페인을 하고 있는 거 아시나요? 성소수자나 시민사회의 행사장을 넘어, 좀더 일상적 공간에서 캠페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해보자는 목표로 올해 시작한 캠페인입니다. 작년 11월 자유민주마라톤을 시험삼아 함께 뛰어보았고, 올해부터는 혼인평등러닝크루를 모집하기 시작했어요. 상반기에는 여성마라톤을 함께 뛰었고, 9월부터 12월까지는 매달 전국 곳곳의 대회를 함께 뛸 예정이에요.
그래서 저는 졸지에 ‘‘업무를 위해” 러닝을 하는, 하지만 불성실한 러너로 살고 있습니다. 처음 캠페인을 준비할 때는 야심차게 런데이를 시작하고, 아침에 뛰고 출근하는 갓생러적 일상에 뿌듯해하기도 하며 이러다 진짜 언젠가 풀마라톤을 뛸 수 있게 되는 게 아닐지 두근거리기도 했는데요.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시달리는 활동가로서 처음의 마음을 지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점점 아침 러닝 횟수가 줄어들고, 출장이나 여행지처럼 색다른 공간에서만 가끔 뛰어보는 정도. 한 달에 두세 번 러닝을 하며, 적어도 대회에서 뛸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에 근근히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그렇게 낮아졌던 의욕이 지난주 금요일 혼인평등러닝크루의 레인보우 나이트런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고 있어요. 금요일 저녁 시간, 20여명의 크루원들과 여의도 한강공원에 모여 러닝을 하고, 맥주와 한강라면으로 소소하게 뒷풀이를 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덥고 습한 날씨에 너무 오랜만에 뛰는 5k가 힘들기는 했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여 운동을 하고 뒷풀이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일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러닝 번개 빨리 또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 정도로요!)
하반기에 나가기로 마음먹은 대회만 4개, 아침과 저녁 날씨는 조금은 선선해진 참에 다시 아침 러닝을 시작해야겠다는 의욕을 품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