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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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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

안식월동안 사회복지사 현장실습을 진행중입니다. 노인 데이케어센터에서 9시부터 6시까지, 이제 절반을 좀 넘었네요. 다른 경험에 대한 설렘과 긴장도 잠시, 초반 실습 과정이 끊임없이 몸을 쓰는 일들이었던지라 정말 체력 소진이 심했어요.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와 그대로 기진맥진한 채 쓰러졌다가 다음날 일어나 출근하기 바빴습니다. 그나마 지난주부터는 좀 적응이 되기도 했고 이론수업도 병행하고 있어 체력소모가 덜한지 저녁 시간에 사부작사부작 움직일 여유가 생겼어요. 몸은 고되지만 칼퇴근이 즐겁고 일과 생활을 분리할 수 있다는 것도 여유를 줍니다. 출근을 위해 자정이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든다는 점도 꽤 신선한 경험이에요. 여러모로 활동가와는 사뭇다른 시간표로 7월을 지내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저마다의 장단이 있을텐데요. 그럼에도 새삼 일하면서 활동도 하는 회원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

오소리

장기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장기하 노래하면 보통 코믹한 요소를 많이들 떠올리실 텐데요. 코믹한 노래도 있는 한편 어떤 노래들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 참 유심히도 들여다보고 가사를 썼구나 하는 곡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가사 표현 자체도 아름답구요. 그런 노래 중에 <마냥 걷는다>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어디까지 가는 건지는 몰라도

쉬어갈 곳은

좀처럼 보이지를 않아도

예전에 보았던 웃음들이

기억에서 하나 둘 사라져도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좋았던 그 시절의 사진

한 장 품에 안고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좋았던 그 사람의 편지

한 장 손에 쥐고

마냥 걷는다 마냥 걷는다

…”

6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월도 다 지나가네요.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목표도 계획도 없이 무의미한 나날들을, 장기하의 노래마냥 마냥 걷는 건 아닌가 싶기도, 매너리즘에 빠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7월 마지막주부터 3주 간의 근속휴가를 갖습니다. 정신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리프레쉬하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

이안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기쁜 저만의 기념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지난 7월 1일은 제가 작년에 처음 행성인 사무국으로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 막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정말 여기가 내 자리가 맞나’ 싶었는데, 어느새 우당탕탕 어찌저찌 해나가고 있는 저를 발견했더라죠. 물론 아직 헤매고 실수하지만…! 물론 여전히 못하는 일이 많지만…! 당황하고 어리둥절하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일은 계속해서 생기지만!!! 그래도 아직, 여전히 즐겁습니다. 그거면 된 거 아닐까요. (웃음)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경험은 생각보다 흔치 않고, 그래서 그 자체가 하나의 기회인 것 같아요. 

소소하고 깜찍한 축하현장, 그 옆에 참이슬은… 우선 축하주라고 부르도록 하죠

한편 행성인 밖에서는 계속해서 연극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대가 주는 즐거움도 저의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올리는 공연은 음악극이자 ‘언더스탠딩’ 코미디입니다. ‘스탠드 업’ 코미디 아니냐고요? 그건 저희 공연 특성 때문도 있는데요. 정답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작품소개를 볼 수 있는 리플렛 이미지를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살면서 각자가 겪는 어려움은 천차만별이죠. ‘사정’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심지어 생애를 다할 때까지 ‘누가 뭘 대체 왜 그랬는 지’ 모르고 지나가버릴 것 또한 셀 수 없이 많죠. 정말로, 누구나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어지고, 겪어보는 것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된 것 같아요. 

‘화장실 한 번 가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들어?’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에겐 주변에 긴밀하게 관계 맺고 지낸 트랜스젠더나, 중증장애인이나, 장소에 대한 공포를 가진 이가 없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말은… ‘뭐, 그럴 수 있지요’ 정도일까요.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며 누군가를 만나 존재를 인식하고 심지어 교류까지 한다는 건 늘 조금 더, 의지보다 우연이니까요. 그래서 관계라는 게 늘 어렵고 또 맘대로 안 되는 것 아닐런지요. 

그런데 한편으론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은 그 당연함에 가려져 잘 모르는 누군가를 쉽게 외면해버리게 만드는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거기에 있는 그대로 둔다는 건 존중이기도, 방치이기도 한 것이지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문장 하나가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연극을 좋아합니다. 책도, 영화도, 사람 사는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지만, 같은 시공간 속에 서로의 얼굴과 목소리와 호흡을 직접 감각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거든요.

연극을 하면서 한번에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자기만의 ‘어찌해야 하는 지 조차 모를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그리고 그런 부분을 마주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을, 그리고 그런 저를 끝내 사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 이상하고, 재밌는 일입니다.

공연은 7월 29일입니다. 8월과 9월에는 또 다른 공연이 올라가는데요, 알릴 기회가 생기면 조만간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모쪼록 잘 다녀오겠습니다!

이미지 내 작품소개 내용: 연출이 스탠딩코미디를 하자고 하는데 기분 나빠서 안 하겠다고 했어. 난 일어날 수도 없는데 무슨 스탠딩 코미디? 그 대신 언더스탠딩코미디 하겠다고 했어. 누구나 먹어야 살고 먹으면 싸야 하는데 똥 싸는 게 왜 그렇게 힘들까? 아니 똥 싸러 가는 길이 왜 그렇게 험난할까? 산 넘고 물 건너 괴물을 물리치는 건 화장실 턱을 넘거나 장애인 화장실을 찾는 것에 비하면 쉬운 일이다. 과장이 심하다고?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걸? 각기 다른 장애가 있는 용사들의 똥 싸러 가는 모험 서사시가 펼쳐진다

저는 악사로 참여해서 건반과 코러스를 담당합니다… 화이팅.

남웅

상임 활동가 과반이 휴가 중인지라 인구밀도 낮은 사무실이 조용하다. 실무는 살짝 늘었지만 왕왕 딴생각을 가끔씩 한다.

가까운 동료들이랑 나누는 사담 중에 빠지지 않는 게 남 걱정이다. 이 자리에 없는 이의 활동과 의견을 나누거나 필요한 경우 뒷담화도 불사한다. 대개 소모적이지만 사소한 오류를 수정하고 이후의 대응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의 대기를 확인하는 기능도 하다. 다수의 이야기가 증발하는 와중에 몇몇은 이후의 대면 소통을 예비하는 데이터가 된다.

종종 남의 속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묻지 않는다. 대개 비계나 속맘계에서 얻은 것일 테니까. 생각보다 많은 지인들이 속맘계를 가지고 있다는 현실이 한쪽에 있다면, 그 이야기가 본인의 기대를 초과해서 유통될 수밖에 없는 다른 사실이 있다. (뒷계랑은 다르다. 뒷계는 내용 없이 노골적으로 알몸과 섹스만 나오니까 알아도 모른 척 하거나 반대로 나 또한 당신만큼 변태고 걸레라는 걸 서로 틀 수 있다. 하지만 문자 언어로 내용을 담아 전달하는 속마음 같은 건 읽어주면 좋겠지만 아무나 읽지는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구체적으로 기록되는지라 관계 없는 사람이 말을 얹기에 까다로움이 있다. 생각하면 이쪽이 더 음흉하다.)

개인 SNS를 거의 운영하지 않는 상태에서 얻어 듣는 게 많은 입장에서는 행성인 공계로만 서로 연결된 이들의 문장을 슬쩍 보는 걸로 만족한다. 그게 어디인가 싶지만, 전해 들은 이야기로 상대에게 안부를 물을 때 당황하는 반응을 보면서는 내가 당신에게 초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대개는 그게 당연한 반응일지 몰라도, 어쩔 수 없다는 얘길 하는 편이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자나요…)

앞으로도 개인 계정을 활성화할 생각이 딱히 없는 입장에서는, 음흉하게 그들의 계정을 일부러 찾아가 훑거나 다른 이들에게 당신의 속계 사정을 묻는 것을 하나의 선택지이자 유혹으로 계속 둬야 할 것이다. 혹은 지금처럼 남이 하는 남 얘기를 꼬치꼬치 캐묻는 오지랖이나 들어도 안 들은 척 하는 뻔뻔함 또한 선택지로 둬야 할 것이다. 대다수가 쓰는 sns를 소통을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입장에선 타인의 속을 들여다봤다는 흔적이 좀 더 티가 난다.

지금으로선 당신의 일기 같은 sns를 읽지 않아도, 셋로그 같은 거 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실시간으로 올리는 일상공유 같은 거 안하고 반 공개용 비밀 같은 거 몰라도(설령 예기치 않게 알게 되더라도), 해서 사사로운 관계 지향 데이터의 기울어짐이 심해도, 평정을 유지하며 관계의 거리와 친밀함을 만들어가는 것을 일단의 과제로 둔다. 당연히 전자보다 후자가 품이 더 들고, 그건 차라리 새로운 친밀함을 만들어가는 처세와 노력이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중랑천변 산보하다가

호림

바쁜 상반기를 마치고 일본으로 휴가를 왔습니다. 최고기온 24도, 해발고도 1500미터의 산 속. 오늘은 등산을 떠나는 길에 야생 원숭이를 만났습니다. 평화로운 곳에서 재충전 하고 돌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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